설사(泄瀉)란 폭음(暴飮), 폭식(暴食)이나 생냉미숙(生冷未熟) 또는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하거나 혹은 세균감염(細菌感染) 등으로 인하여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위(胃)나 소장(小腸)의 이상으로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녹색이나 황색의 소화되지 않은 설사를 하며, 복명(腹鳴)이 심하고, 대장(大腸)의 이상으로 설사를 할 경우에는 하복통(下腹痛)과 활설(滑泄)을 하며, 결장(結腸)이나 직장(直腸)의 이상으로 설사를 할 경우에는 변의(便意)는 자주 느끼나 대변의 배설은 잘 되지 않고 후중감(後重感)이 있으며 심하면 점액성 혈변(血便)을 보게 된다.

한편 세균성인 설사인 경우에는 고열(高熱)과 농혈변(膿血便)을 보며 급성으로 중증(重證)이고, 신경성이나 냉성으로 인하여 발생한 설사는 만성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면 장의 생리와 병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장은 전체길이 7m나 되는 긴 관이지만 긴 장관이 좁은 뱃속에서 결코 꼬이지 않도록 되어 있다.
십이지장이나 소장은 위에서 걸쭉하게 소화된 음식물을 흡수하여 문맥을 통해 간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소장에는 유산균이나 비피더스균 등 좋은 균이 살고 있고, 나쁜 균을 되도록 증식시키지 않게 한다.
또한 대장 속에는 대장균 가운데 나쁜 균이 많이 살고 있다. 소장, 대장과 함께 내벽 부분이 장내 세균의 거처가 되고 있으므로 하루에서 하루반이면 내벽의 세포는 완전히 새로워진다. 따라서 장관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는 장내 세균이 번식해도 이틀만 지나면 모두 대변이 되어 배설되어 버린다.
그런데 폭음폭식을 하거나 춥게 자거나 찬 것을 과식하여 장이 차가워지고 그러한 상태에서 수면부족,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으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거나 장의 기능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또 혈액순환 불량 때문에 위 속 염산으로 충분히 소독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식중독을 초래하는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포도상 구균, 또는 감기가 걸려 설사하는 경우, 유행성 바이러스 등은 장관의 염증을 초래한다. 특히 대장 내에서는 수분과 소화액이 흡수되는 곳이므로 장관이 염증을 발생하면 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며 수분을 흡수할 수 없어 항문으로 곧바로 나오게 된다. 이렇게 수분을 많이 함유한 대변이 나오는 것을 설사라고 한다. 그러므로 직장(直腸)에서는 수분의 함유량을 파악하여 몇 번이고 화장실에 가도록 지시한다. 이상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급성 설사를 일으키는 식중독이나 폭음, 폭식 또는 부패한 음식물을 먹은 경우에는 그 유발 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물질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나 만성소화장애, 스트레스, 알러지, 장의 손상, 장내 세균이상, 복냉(腹冷) 등으로 발생하는 만성 설사의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우며 장기간에 걸쳐 치료를 요한다.

대변과 함께 수분을 많이 배설하면 장관의 수분 흡수량이 적어지므로 심한 설사를 한 경우에는 반드시 수분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좋다. 될 수 있으면 이질풀이나 십약을 달여 마신다.
찬 것을 먹거나 냉방이 잘된 실내에 오랫동안 있거나 차게 자거나 해서 설사를 할 경우에는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이때 식염을 100g, 프라이팬에서 쥐색이 될 때까지 볶아 따뜻한 동안에 배꼽 아래 배 전체에 올려놓으면 더욱 빨리 낫게 된다. 또 배꼽 바로 뒤에 등에 마늘 뜸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평소 위장이 허약한 사람으로서 복통을 동반하는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이중탕(理中湯: 인삼탕)을 사용한다. 스트레스 때문에 명치가 결리고 쪼르륵 쪼르륵 하는 뱃소리가 나며, 설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이 적당하다. 또 무른 변이 하루에 수십 번씩 나오는 경우에는 감초사심탕(甘草瀉心湯)이 좋다.

몸이 몹시 춥고 입술이 파란색을 나타내고 손발이 차며 허탈해진 경우에는 사역탕(四逆湯)이라는 처방이 좋은데 이것은 감초, 건강(乾薑)의 온보제(溫補劑)에 부자가 들어간 것이다. 부자이중탕도 같은 처방이다.
만성적인 설사에 대해서는 허약한 사람이라면 이중탕이나 사역탕이 잘 듣는다. 또 설사인가 생각했더니 이번에는 변비가 되는 사람이나 배변 후 금방 또 화장실을 가고 싶거나 하루에 몇 번씩 배변을 하는 사람으로서 허리와 손발의 냉증을 호소하는 사람은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이 좋다. 매일 아침 한번의 배변에도 불구하고 설사를 하는 사람은 하복이 냉하여 발생하므로 진무탕(眞武湯)이 효과적이다.